
고민의 끝!
여러 언어들 사이에서 다양한 이유들로 고민을 해보았다(지난글 - 2년 간의 공백. 다시 돌아오다.). 마음의 결정은 이제 내려졌다.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지만, 결국, 선택은 내가 이 블로그의 시작과 함께 하였던 대만어였다. 나는 왜 다시 대만어를 선택하였을까? 처음 블로그를 시작면서 대만어를 선택하였던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만이라는 사회가 주는 문화적인 매력, 따뜻하고 친절한 그곳의 사람들, 그와 더불어 색다르고 독특한 언어를 배우고 싶다는 낭만, 미지의 언어를 통해 미지의 세계를 향한 문을 연다는 환상. 이러한 것들이 나의 대만어를 향한 또 마음에 불을 지폈다.
거기에 한 가지 이유가 더 추가가 되었다. 대만어는 내 블로그의 첫 언어였다. 처음이란 것은 무엇에 관한 것이든, 누구에게나 의미가 깊고 애틋한 추억이다. 특히 그것이 아름다운 결말로 끝맺음 나지 않았을 때는 더 애틋한 법이다. 많은 언어들을 시도해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면에서, 대만어라는 언어는 나에게 유독 아픈 손가락이었다. 블로그의 처음을 함께 했던 이 언어를 아쉬움이라는 감정속에 오래 묻어놓고 싶진 않았다. 블로그와 언어 미션을 다시 시작하려는 이 시점에, 이 때를 함께 하는 언어는 대만어여야만했다. 이 아픈 손가락을 안고 다른 언어 미션을 수행한다면, 마음 속 한켠에서 이 언어는 언제나 찝찝한 감정과 함께 짓눌러 붙어 미련으로 남아있었을 것이다. 결국, 나는 이번 미션을 위해서도, 앞으로 있을 다른 미션들을 위해서도 대만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3개월, 유창에 도전하다.
2019년 8월 1일부터 2019년 10월 31일까지 3개월의 기간동안 대만어를 학습하여 기간이 끝날 시점에서 대만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미션의 목표 정해진 기간 내에 대만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겠다는 점에서는 처음의 목표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다만 조금 변화를 주는 부분이 있다면, 처음 시작 할 때처럼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출발선 상에 서는 게 아닌만큼 이전보다는 기간이 4개월에서 한 달 줄어 3개월로 되었다는 점이다. 처음 목표를 정할 때와 마찬가지로 3개월이라는 시간적 제한은 절대적 기준이 있기보다는 내가 긴장감 있으면서 집중도 있게 학습하면서도 일정 정도의 학습 수준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여겨지는 임의적이고 개인적인 기준에 의해 정해졌다. 또 변동을 주려고 하는 부분은 유창하다는 것을 어떻게 정의내리는가이다.
유창성의 재정의 - 조금 더 구체적으로, 측정가능하게
첫 미션 때에도 유창성에 대해 나름의 정의를 내리긴 했었다. 당시에도 미션이 끝날 수 있을 시에 결과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척도를 제공하기 위해 나 나름대로 개인적인 유창성에 대한 정의를 내렸었다. 당시는 3개월 뒤 유창해진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2018년 1월 초순(시기)에 Skype 또는 오프라인으로 대만어 원어민(상대)과 내가 평상시에 주로 하는 대화 - 인사, 일상 이야기, 취미, 주말 계획 등-(대화소재)를 크게 막힘 없이 주고 받으며, 일부 대화가 막히는 경우는 중국어(관화, Mandarin) 단어를 조금 쓰더라도, 전체적으로는 대만어만으로 30분 이상 대화를 진행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 나름대로 뚜렷한 목적지점이 있는 정의이긴 하였다. 그렇지만 이런 개인적인 정의는 미션 종료 시점에 평가를 할 때 수행도 파악이 다소 자의적일 수가 있다는 한계가 있다. 내가 내린 유창성의 기준이기 때문에 나에게만 적용되는 정의인지라, "크게 막힘 없이", "30분 이상의 대화를 진행한다" 등의 목표지점에 대한 평가의 주체와 객체 모두 나 스스로밖에 될 수 없어, 내가 만든 유창성이라는 세계 안에 내만 혼자 만족 속에 갇혀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정도면 나는 유창해"가 아닌 보다 구체적이고 보편적으로 측정 가능한 미션 달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가 필요한 것이다.
유럽 언어 공통 기준
(Common European Framework of Reference for Languages, CEFR)
보다 구체적이고 보편적으로 유창성을 정의하고 측정할 객관적 기준 필요했다. 유럽에서는 언어 학습자를 명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유럽 언어 공통 기준(CEFR)이라는 기준을 도입하여 언어의 학습정도 및 수행정도를 평가한다. 유럽 언어 공통 기준은 언어 능력을 설명해주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표준이며, CEFR은 유럽 전역에서 널리 인정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점차 활용 범위가 넒어지고 있는 기준이다.
CEFR은 초/중/고급에 해당하는 A/B/C 3단계의 레벨 그룹과 이를 두 단계씩으로 나누어 가장 낮은 A1부터 가장 높은 C2까지 A1-A2-B1-B2-C1-C2의 6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각 레벨에 대한 기능적인 세부사항은 이래와 같다.

초급 수준에 해당하는 A단계에서는 언어의 기능이 짧고 간단한 의사전달에만 국한되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유창성을 획득했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장면에서 유의미한 의사전달이 이루어질 수 있는 B1 레벨에 도달하였을 때야 유창하다고 일컬을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번 대만어 미션에서 목표하는 유창성을 획득했다는 것은 B1 이상의 수준에 도달했을 때로 정의 내리려고 한다. 위의 차트에 따르면 B1 레벨에 이르렀을 때 그 언어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다.
º 표준어로 되어있는 직장, 학교, 여가 등에서 자주 접하는 친숙한 문제에 대한 인풋의 요점을 이해할 수 있다.
º 언어가 사용되는 지역을 여행하는 동안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대부분의 상황을 처리할 수 있다.
º 친숙한 주제나 개인적인 관심사에 대한 간단한 연결 텍스트를 작성할 수 있다.
º 경험과 사건, 꿈, 희망과 야망을 기술할 수 있고 의견과 계획에 대한 이유와 설명을 간단히 제공할 수 있다.
3개월의 기간을 통하여 대만어를 위의 언어 기능을 수행 가능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이번 미션의 목적인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위의 기준은 평가하는 사람의 판단에 따라 성취도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대만어 구사 수준이 B1에 이르렀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 보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은 없을까?
HSK, CEFR 기준으로
공식적이면서도 객관적으로 대만어의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면 좋을 것이다. 閩南語語言能力認證考試라는 대만 교육부가 주최하는 대만어 측정 평가가 대만에 존재한다. 그러나 대만에서만 치러지는 이 시험을 현실적으로 대만으로 넘어가서 응시하고 오는 것은 곤란하다. 따라서 다른 대체할 수 있는 다른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만어와 어휘의 85%를 공유하고 있는 중국어(관화, Mandarin)의 평가 기준을 차용하는 방식을 떠올려보았다. 반드시 한 언어를 평가하는 데 요구되는 기준이 다른 언어를 평가하는 데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대만어와 중국어와 같이 많은 어휘와 문법적 구조를 공유하는 언어 사이에서는 한 언어의 기준을 빌려다 다른 언어를 평가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과도하게 무리한 시도는 아니리라 생각된다.
중국어의 구사력을 측정하는 HSK 에서 평가 시 요구되는 중국어 측정 기준을 대만어의 평가에 적용하는 것이다. HSK에서 특정 급수를 획득하기 위해 필요한 어휘, 표현 등과 대응되는 것을 대만어에서 갖춘다면, 대만어에 대한 이해도와 구사력이 HSK의 해당 급수에 상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미션에서 목표로 하는 CEFR B1에 해당하는 수준은 HSK 평가 상에서 몇 급에 해당할까?

HSK를 주관하는 한반(漢辦, Hanban)은 HSK 평가가 CEFR의 평가 기준에 맞추어 설계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CEFR이 언어 평가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유럽 등지에서는 HSK 평가가 CEFR에 비해 기준이 낮다고 보는 것이 주된 시각이다. HSK 급수를 CEFR 기준으로 환산하는 것은, 해당 기관 또는 국가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나 많은 기관의 환산 기준에 따르면, HSK 5급이 CEFR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중국어의 구사력이 B1 등급 이상에 상응한다고 보는 시선이 보편적이다. HSK 5급이 CEFR B1레벨에 해당한다고 보았을 때, HSK 5급에 요구되는 중국어 어휘/문법에 상응되는 어휘/문법을 대만어에서 갖추어 이를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다면, 대만어 학습 도달 정도가 B1 에 이르렀다고 감히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
3개월, 대만어 유창에 도전하다. 이번 두 번째 대만어 도전에서의 목표는 특정 기간과 유창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첫번째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기간은 대만어를 이미 배운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기간은 4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유창성을 더 객관적이고 보편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기준을 세웠다. 언어 평가를 위해 유럽에서 두루 사용되는 유럽 언어 공통 기준(CEFR)의 B1에 해당하는 유창성을 이번 미션에서는 목표로 하겠다. 대만어를 가까운 언어인 중국어를 평가하기 위한 HSK 평가 기준을 빌려 측정하려 한다. CEFR B1은 HSK 5급에 상응한다. 이번 미션에서는 대만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HSK 5급에 요구되는 중국어 언어 기능만큼 대만어에서도 기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삼도록 하겠다.
내용에 비해 다소 긴 글이었다. 끝은 한 문장으로 간단하게 마무리 짓겠다.
3개월 간의 학습 기간을 통해 CEFR B1 등급에 해당하는 HSK 5급에 상당하는 대만어 이해/구사 능력을 갖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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